배우 유은미(13)가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추석 인사를 건넸다. 히트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어린 장보리로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무럭무럭 자란 유은미는 어느덧 소녀티가 물씬 나는 여중생이 됐다. 올해 최고 흥행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는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 만섭의 딸 은정 역을 맡아 송강호와 부녀 호흡을 맞추며 주목받은 터. 유은미는 "'장보리' 때 정말 많이 알아봐주셨다가 잠시 조용했는데 '택시운전사' 이후에 다시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웃음지었다. 올해 중학생이 된 유은미에게 2017년은 더없이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2007년 드라마 '그 여자가 무서워'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기 경력이 10년이 됐다. 동시에 '택시운전사'로 1000만 영화에 처음으로 출연하는 기쁨도 함께 맛봤다. "1000만 영화에 제가 출연했다니, 너무 영광이고 너무 좋아요. 다른 친구들이 출연한 작품들이 1000만이 됐을 때 굉장히 부러웠거든요. 저 무대인사 자리에 서보고 싶기도 하고, 나는 언제 영화 찍어서 1000만도 해 보나 이런 생각도 했어요. '택시운전사'는 사실 잘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1000만 관객을 넘길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잘 안 믿겼어요. 1000만 무대인사에 가서야 실감이 나더라고요. 그날 딱 느꼈어요." 기쁜 마음에 그림을 그려 공개했던 '택시운전사' 1000만 축하 인증샷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은미는 "다들 메시지를 써서 1000만 감사 인사를 하시기에 저도 조금 특별한 걸 해보고 싶었다"면서 "그림을 잘 그리지는 않는데,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수줍게 웃었다.
'택시운전사'는 처음 오디션에 참가했을 때부터 정말 욕심이 났던 작품이었다. 그것도 대선배 송강호의 딸 역할로 호흡을 맞출 수 있다니 유은미에게는 더 없을 기회였다.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선 학교에서 배워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도였지만, 의미있는 작품이라서 더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었단다. "오디션을 4번쯤 봤나. 정말 많이 봤거든요. 캐스팅이 좀 늦게 확정됐어요.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별 말씀이 없으시기에 저는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거든요. 이번엔 안됐구나 하고 있는데 '너 됐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펑펑 울었어요. 너무 기뻐서요."
"애드리브를 대본에 있는 것처럼 하세요. 처음에는 '이게 대본에 있던 건가' 하고 적응이 안 됐을 정도로요. '엄마가 없지만 행복한 가정을 보여달라'고 감독님이 이야기한 신이 있었어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아빠가 갑자기 뽀뽀를 해주시는 거예요. 대본에 없어서 깜짝 놀랐는데, 그게 또 너무 잘 어울리는 거예요. 컷 하고 끝나자마자 사과하시더라고요. '괜찮니?'하고 물어보시면서요. 저는 너무 좋았죠. 우리 아빠가 뽀뽀해주신 것보다 좋았어요.(웃음)"
"연기하는 것이 너무 좋아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블랙홀? 그만큼 빠져들어요. 극적으로 여러 사람들의 삶을 경험하고, 해보지 못한 것을 하고 그러는 게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요. 학교에 다니며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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